오라클(ORCL) 1분기 실적은 완승, 그런데 제 목표주가는 158달러입니다

새벽에 오라클 실적 자료를 열어보고 저도 한참 스크롤을 멈췄어요. 매출도 이익도 기대치를 다 이겼는데, 현금흐름표 아래쪽에서 낯선 줄 하나가 눈에 걸렸거든요. 제 결론은 Hold, 12개월 기본 목표주가는 158달러인데요, 실적 완승이 왜 목표주가 상향으로 이어지지 않았는지 하나씩 풀어볼게요.

분석 기준일은 2026년 9월 11일이고, 주가는 9월 10일 미국 정규장 마감 기준이에요. 본문의 원화 금액은 1달러 1,338원으로 통일해서 계산했습니다.

오라클(ORCL) 1분기 실적: 매출·EPS 동시 서프라이즈

먼저 결론 세 줄을 정리하고 갈게요. 오라클은 회계연도 2027년 1분기(2026년 6~8월) 매출 193억 4,500만 달러(약 25.9조 원)로 1년 전보다 30% 성장했고, 비GAAP 주당순이익 1.92달러(약 2,569원)로 시장 기대치 1.74달러를 11% 넘겼습니다.

그런데 같은 분기 설비투자가 284억 9,900만 달러(약 38.1조 원)로 분기 매출보다도 많았고,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 53억 9,600만 달러(약 -7.2조 원)를 기록했습니다.

그래서 제 12개월 기본 목표주가는 158달러(약 211,404원), 투자의견은 Hold(확신도 Medium)입니다. 지금 주가 152.94달러에서 3% 남짓 위예요.

숫자를 하나씩 보면 실적 자체는 흠잡을 데가 별로 없어요. 클라우드 매출이 116억 700만 달러(약 15.5조 원)로 62% 늘었고, 그중에서도 인프라 서비스(IaaS, 서버·저장장치·네트워크를 빌려주는 사업)가 73억 8,800만 달러(약 9.9조 원)로 121% 뛰었어요. 1년 만에 두 배가 조금 넘게 커졌다는 뜻입니다.

항목FY2027 1분기1년 전증감
총매출193억 4,500만 달러149억 2,600만 달러+30%
클라우드(IaaS+SaaS)116억 700만 달러71억 8,600만 달러+62%
└ 인프라(IaaS)73억 8,800만 달러33억 4,700만 달러+121%
└ 애플리케이션(SaaS)42억 1,900만 달러38억 3,900만 달러+10%
소프트웨어 라이선스·지원55억 5,000만 달러57억 2,100만 달러-3%
GAAP 영업이익률35%29%+6%포인트
GAAP 주당순이익1.56달러1.01달러+55%
비GAAP 주당순이익1.92달러1.47달러+30%
이 표는 위에서 아래로 갈수록 “성장하는 쪽”과 “줄어드는 쪽”이 갈리는 걸 보시면 돼요. 클라우드가 끌고, 옛날 소프트웨어 사업이 뒤에서 살짝 잡아당기는 구조예요.

GAAP 영업이익률이 29%에서 35%로 올라갔어요. 매출 100원 중 인건비·연구개발비·마케팅비를 다 빼고 35원이 남았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GAAP는 회계 기준 그대로 계산한 숫자를 말하고, 비GAAP는 주식보상비용처럼 회사가 “일회성이거나 현금이 나가지 않는 항목”이라고 보는 걸 빼고 조정한 숫자예요.

계약 잔고도 화제였어요. 아직 매출로 잡히지 않은 계약 물량을 뜻하는 잔여이행의무(RPO)가 6,640억 달러(약 888.4조 원)까지 늘었거든요. 1년 전보다 2,090억 달러 많고, 직전 분기 6,380억 달러에서 또 늘었어요. 연간 매출의 거의 10배에 해당하는 일감을 미리 받아둔 셈입니다. 분기 중에 새로 따낸 AI 클라우드 계약만 300억 달러가 넘고, 고객사에 넘긴 그래픽처리장치(GPU)가 30만 개, 새로 돌린 데이터센터 용량은 850메가와트입니다.

회사가 내놓은 전망치, 그러니까 가이던스도 나쁘지 않았어요. 2분기 매출은 30~34% 성장, 비GAAP 주당순이익은 1.85~1.93달러로 제시했고요. 연간으로는 매출 900억 달러(약 120.4조 원) 이상, 비GAAP 주당순이익 8.10달러(약 10,838원)를 목표로 잡았습니다. 다만 이 연간 숫자는 시장이 이미 기대하던 890억 달러·8.06달러와 거의 같은 수준이에요. 분기는 크게 이겼는데 연간 눈높이는 거의 그대로 뒀다는 점, 여기가 첫 번째 포인트입니다.

주가 반응은 어땠을까요. 발표 당일 정규장에서는 5.4% 내린 152.94달러로 마감했다가, 실적이 나온 뒤 시간외 거래에서 4~6% 오른 159~163달러 선까지 올라왔어요. 보도자료 원문은 오라클 투자자 페이지에서 직접 보실 수 있어요.

영업현금흐름 30.9조 원을 그대로 믿으면 안 되는 이유

제가 새벽에 스크롤을 멈춘 지점이 바로 여기예요. 오라클은 1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이 231억 300만 달러(약 30.9조 원)로 184% 늘었다고 발표했어요. 순이익의 4.85배에 달하는 현금이 들어왔다는 이야기니까, 숫자만 보면 환상적입니다.

그런데 현금흐름표를 줄별로 읽다가 낯선 항목을 발견했어요. “유의적 금융요소가 있는 고객 선수금 증가 113억 6,300만 달러”라는 줄이에요. 1년 전 같은 분기에는 아예 0이었던 항목이고요. 쉽게 말하면 고객이 데이터센터를 지어달라며 공사비를 미리 부쳐준 돈이에요. 회계 규칙상 영업활동으로 분류되지만, 성격은 오라클이 장사해서 번 돈이라기보다 고객에게서 빌려온 자금에 가깝습니다.

구분발표된 숫자고객 선수금 제외
영업활동현금흐름231억 300만 달러117억 4,000만 달러
설비투자-284억 9,900만 달러-284억 9,900만 달러
잉여현금흐름-53억 9,600만 달러-167억 5,900만 달러
원화 환산약 -7.2조 원약 -22.4조 원
왼쪽이 회사가 발표한 숫자, 오른쪽이 고객 선수금 113억 6,300만 달러를 걷어낸 숫자예요. 같은 분기를 두 가지 방식으로 본 것이고, 어느 쪽이 틀린 건 아니에요. 다만 차이가 3배라는 점은 알고 보시는 게 좋아요.

잉여현금흐름(FCF)은 번 돈에서 설비투자까지 다 빼고 진짜 손에 남은 현금을 말해요. 배당을 주거나 빚을 갚거나 자사주를 사는 데 쓸 수 있는 돈이죠. 이 숫자가 마이너스라는 건 장사해서 번 돈보다 공사비가 더 많이 나갔다는 뜻입니다. 회계연도 2026년 한 해 전체로 보면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 236억 8,600만 달러(약 -31.7조 원)였고, 설비투자는 556억 6,300만 달러(약 74.5조 원)였습니다.

그 공사비는 어디서 나왔을까요. 세 군데예요. 첫째, 빚이에요. 8월 말 기준 차입금이 1,253억 3,700만 달러(약 167.7조 원)이고 분기 이자비용만 14억 2,800만 달러(약 1.9조 원)로 1년 전보다 55% 늘었어요. 둘째, 주식을 새로 찍어 파는 방식이에요. 이번 분기에 시장가 매출 프로그램(ATM)으로 200억 달러(약 26.8조 원)어치 주식을 팔았어요. 셋째가 방금 본 고객 선수금입니다.

주식을 새로 찍으면 기존 주주 몫이 줄어들어요. 실제로 희석 기준 주식 수가 29억 900만 주에서 30억 주로 3.1% 늘었어요. 회사 전체 이익이 같아도 한 주가 가져가는 몫은 3% 작아졌다는 뜻입니다. 음(-)의 현금흐름과 부채가 실적 호조를 가리는 구조는 코어위브(CRWV) 분석에서 봤던 패턴과 많이 닮았어요. 규모만 훨씬 클 뿐이에요.

오라클은 지금 어떤 회사인가요

오라클을 아직 “기업용 데이터베이스 파는 회사”로 기억하시는 분이 많을 거예요. 절반만 맞아요. 이번 분기 매출 구성을 보면 클라우드가 60%, 전통 소프트웨어가 29%, 하드웨어와 서비스가 나머지예요. 1년 전에는 클라우드가 48%였으니까, 회사의 무게중심이 1년 만에 확 넘어갔습니다.

비유를 하나 들어볼게요. 오라클은 원래 목 좋은 자리에서 20년 넘게 단골 장사를 하던 가게였어요. 손님은 잘 안 바뀌고, 임대료 내고 나면 매달 현금이 꼬박꼬박 남는 그런 가게요. 그런데 지금은 그 주인이 옆 건물 서너 채를 한꺼번에 사서 2호점, 3호점, 4호점을 동시에 짓고 있어요. 공사비는 대출과 지분 매각, 그리고 “먼저 예약금 주시면 자리 잡아드릴게요”로 대고 있고요. 본점 장사는 여전히 잘돼요. 문제는 공사가 예정대로 끝나고, 예약한 손님이 실제로 와야 한다는 거예요.

여기서 중요한 건 예약 손님의 명단이에요. 오라클의 6,640억 달러 계약 잔고는 소수의 대형 AI 기업에 크게 쏠려 있고, 그중 오픈AI 비중이 특히 큰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오픈AI는 아직 적자를 내면서 계속 외부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회사고요. 예약금을 낸 손님의 지갑 사정이 곧 오라클 주가의 변수라는 점, 이게 이 회사를 볼 때 가장 특이한 부분입니다.

오라클(ORCL) 밸류에이션: 17.6배는 싼 걸까요

밸류에이션은 이 주식이 싼지 비싼지 따지는 일이에요. 가장 흔히 쓰는 잣대가 주가수익비율(P/E)인데, 주가가 1년 이익의 몇 배인지를 보는 지표예요. 20배면 지금 이익이 20년 쌓여야 주가만큼 된다는 뜻이고요.

제가 직접 계산해 봤어요. 앞으로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은 8.68달러로 잡았습니다. 회사가 제시한 연간 8.10달러에서 이미 나온 1분기 1.92달러를 빼고, 그 자리에 다음 회계연도 1분기 추정치 2.50달러를 채운 값이에요. 현재가 152.94달러를 여기에 나누면 선행 P/E는 17.6배입니다.

문제는 “17.6배가 싼가”를 판단할 기준점이에요. 저는 현재 멀티플을 그대로 쓰지 않고 두 가지를 섞었어요. 하나는 오라클 자신의 5년 평균 선행 P/E로 대략 21배 수준이고요. 다른 하나는 비슷한 대형 인프라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중앙값이에요.

기업선행 P/E매출 성장률영업이익률잉여현금흐름
오라클(ORCL)17.6배+30%35%-245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MSFT)20.9배+17.7%45.1%+166억 달러
SAP21.3배+9.4%27.6%+91억 달러
아마존(AMZN)24.2배+19.6%13.7%+32억 달러
IBM17.8배+1.1%16.5%+121억 달러
코어위브(CRWV)적자+112.5%-1.9%-91억 달러
P/E 열만 보시면 오라클이 제일 싸 보여요. 그런데 맨 오른쪽 열을 같이 보시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오라클만 성장률이 가장 높으면서 현금은 가장 많이 잃고 있어요.

코어위브를 뺀 네 회사의 중앙값은 21.1배입니다. 자사 평균 21배와 거의 같은 자리에 떨어지네요. 여기에 저는 약 5%의 할인을 적용해서 적정 멀티플을 20배로 잡았습니다. 할인 이유는 두 가지예요. 신용평가사 S&P가 오라클 신용등급을 투기등급 바로 위인 BBB-까지 내렸고, 주식 희석이 계속 진행 중이라는 점이에요. 같은 이익이라도 빚이 많고 주식 수가 느는 회사에는 시장이 더 낮은 배수를 주는 게 자연스러워요.

적정 20배 대비 현재 17.6배니까 11.9% 할인된 상태예요. 멀티플만 보면 조금 싸요. 그래서 이 방식으로 계산한 목표주가는 8.68달러 × 20배 = 173.5달러가 나옵니다.

현금흐름할인(DCF)으로 다시 계산해 보면

DCF는 회사가 앞으로 벌어들일 현금을 오늘 가치로 환산해서 더하는 방법이에요. 미래의 100만 원은 지금의 100만 원보다 가치가 낮으니까 일정 비율로 깎아 내리는데, 그 비율을 가중평균자본비용(WACC)이라고 불러요. 오라클처럼 지금 현금을 태우고 나중에 벌 회사는 이 방식이 꼭 필요해요.

DCF 가정값근거
WACC(할인율)11.0% (범위 10~12%)베타 1.73, 무위험수익률 4.2%, 자기자본 78%·차입 22% 구조
영구성장률3.0% (범위 2.5~3.5%)장기 명목 경제성장률 수준
예측 기간7년데이터센터 건설 완료 후 정상화까지
잉여현금흐름 경로FY27 -320억 → FY29 +80억 → FY33 +680억 달러설비투자가 FY27에 정점을 찍고 점차 감소
계산 결과주당 102~180달러중앙값 약 134달러
할인율과 영구성장률을 조금만 바꿔도 결과가 102달러에서 180달러까지 벌어져요. 오라클처럼 현금이 한참 뒤에나 들어오는 회사는 DCF가 이렇게 흔들려요.

중앙 가정(WACC 11%, 영구성장 3%)으로 계산한 값은 주당 133.6달러입니다. 멀티플로 구한 173.5달러보다 40달러쯤 낮죠. 두 방법이 이렇게 갈리는 이유는 분명해요. P/E는 회계상 이익만 보고, DCF는 그 이익이 현금으로 들어오는 시점까지 따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두 값을 멀티플 60% : DCF 40%로 섞었어요. DCF 계산에서 기업가치의 85%가 7년 뒤 영구가치에서 나오는데, 그 부분은 가정에 따라 너무 크게 흔들려서 비중을 낮췄습니다. 반대로 멀티플 쪽은 회사가 직접 제시한 연간 이익 가이던스를 쓰기 때문에 훨씬 확인 가능한 숫자예요. 섞은 결과가 157.6달러이고, 반올림해서 기본 목표주가를 158달러로 잡았습니다.

오라클(ORCL) 목표주가 시나리오와 기대수익률

시나리오목표주가원화현재가 대비가중치
강세(Bull)208달러약 278,304원+36.0%25%
기본(Base)158달러약 211,404원+3.3%45%
약세(Bear)115달러약 153,870원-24.8%30%
세 시나리오에 확률을 곱해서 더하면 기댓값이 157.6달러, 기대수익률은 +3.0%가 나와요. 가중치를 어떻게 주느냐가 결론을 좌우하니까 그 근거를 아래에 적었어요.

강세 208달러는 선행 P/E 24배를 적용한 값입니다. 계약 잔고가 예정대로 매출로 바뀌고, 설비투자가 이번 회계연도에 정점을 찍은 뒤 내려오면서 잉여현금흐름이 2029년쯤 흑자로 돌아서는 그림이에요. 그렇게 되면 시장이 오라클을 다시 동종 업계 평균 배수로 대접할 거라고 봐요.

약세 115달러는 선행 P/E 13.3배입니다. 대형 AI 고객 한 곳이 계약을 미루거나 조정하고, 설비투자가 계획보다 더 나가고,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한 단계 더 내려가면서 자금 조달 비용이 뛰는 경우예요. 이 숫자가 우연히도 올해 7월에 실제로 찍었던 52주 최저가 114.50달러(약 153,201원)와 거의 같아요. 시장이 불과 두 달 전에 한 번 가봤던 자리라는 뜻이기도 하고요.

가중치는 기본 45%, 강세 25%, 약세 30%로 잡았습니다. 약세에 가장 높은 확률을 준 건 아니지만, 통상적인 25%보다는 5%포인트 올렸습니다. 멀티플 신호가 저평가를 가리키는데도 그렇게 한 이유는, 이 회사의 하방 위험이 “성장이 둔화되는 것”이 아니라 “자금 조달이 막히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성장 둔화는 주가가 천천히 빠지지만, 자금 조달 문제는 한 번에 빠져요. 성격이 다른 위험이라 확률을 조금 더 얹었습니다.

참고로 월가 애널리스트 42명의 평균 목표주가는 241.43달러(약 323,033원)입니다. 제 158달러와 83달러나 차이가 나죠. 다만 최근 넉 주 동안 목표가를 내린 곳이 줄줄이 나왔어요. 스코샤뱅크가 241달러에서 215달러로, 제프리스가 320달러에서 290달러로, TD 코웬이 300달러에서 240달러로, UBS가 285달러에서 245달러로 낮췄고요. CLSA는 아예 145달러 목표로 Hold를 새로 붙였어요. 평균은 아직 높지만 방향은 아래를 향하고 있어요.

1년 만에 반토막,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나요

지금 오라클 주가를 이해하려면 작년 9월로 돌아가야 해요. 2025년 9월 실적 발표에서 계약 잔고가 4,550억 달러로 뛰자 주가가 하루에 36% 폭등했고, 곧 331달러(약 442,878원)까지 올랐어요. 그게 52주 최고가입니다.

그 뒤 1년 동안 주가는 47.5% 빠졌어요. 최고가 대비로는 54% 하락입니다. 올해 7월에는 114.50달러까지 밀렸다가 지금 152.94달러로 조금 올라온 상태예요. 실적은 매 분기 좋아졌는데 주가만 거꾸로 갔어요.

시장이 마음을 바꾼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설비투자 규모예요. 회계연도 2026년에 556억 달러를 썼는데 2027년에는 최대 950억 달러(약 127.1조 원)까지 늘어날 전망이에요. 고객에게서 최대 250억 달러를 돌려받는다고 해도 남는 부담이 큽니다. 둘째, 신용등급이에요. S&P가 등급을 BBB-로 한 단계 내렸고, 투기등급까지 딱 한 칸 남았습니다. 셋째, 고객 집중이에요. 계약 잔고의 상당 부분이 오픈AI 한 곳에 쏠려 있다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됐어요.

정리하면 시장은 “성장이 진짜인가”를 의심하는 게 아니에요. “그 성장을 위해 치르는 값이 적정한가”를 묻고 있습니다. 성장은 확인됐는데 대금 회수 시점이 흐릿하다는 점에서, 아이렌(IREN)의 계약 ARR와 실제 분기 매출 사이 간극을 봤을 때와 같은 종류의 질문이에요. 엔비디아처럼 이익은 사상 최대인데 영업현금흐름이 따라오지 못하는 사례도 올해 들어 여럿 나왔고요.

오라클(ORCL) 리스크와 약세 트리거

리스크는 “무엇이 문제인지 → 어떻게 주가에 닿는지 → 여러분이 뭘 확인하면 되는지” 세 단계로 정리해 볼게요.

  • 고객 집중 위험 → 대형 AI 고객 한 곳이 계약을 축소하거나 지급을 미루면 6,640억 달러 계약 잔고의 신뢰도가 통째로 흔들려요 → 분기 보고서의 잔여이행의무 금액과 선수금 항목이 전 분기 대비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시면 돼요.
  • 자금 조달 위험 →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내려가면 채권 이자가 뛰고, 주식을 더 찍어야 해서 주주 몫이 또 줄어요 → S&P·무디스의 등급 조정 공시와 분기 이자비용 추이를 확인해 보세요.
  • 감가상각 시한폭탄 → 이번 분기 감가상각비가 31억 5,6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34% 늘었어요. 지어놓은 데이터센터를 장부에서 매년 깎아내는 비용인데, 950억 달러 설비투자가 자산으로 잡히면 앞으로 2~3년간 회계상 이익을 계속 눌러요 → 손익계산서의 감가상각비 증가율이 매출 증가율을 넘어서는 시점을 보시면 돼요.
  • 희석 위험 → 200억 달러 주식 매각으로 주식 수가 3.1% 늘었어요. 주가가 낮을 때 팔수록 같은 돈을 모으는 데 더 많은 주식이 필요해요 → 분기마다 희석 기준 주식 수를 비교해 보시면 바로 보여요.
  • SaaS 성장 둔화 →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매출은 10% 성장에 그쳤고 전통 소프트웨어는 3% 줄었어요. 인프라 사업이 삐끗하면 받쳐줄 엔진이 약해요 → 분기별 SaaS 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유지하는지 보세요.

제가 생각하는 약세 트리거를 딱 하나만 꼽으라면, 오픈AI를 포함한 대형 고객의 자금 조달 뉴스예요. 오라클 실적이 아니라 고객의 자금 사정이 오라클 주가를 움직이는 국면이거든요. 이건 오라클 경영진이 통제할 수 없는 변수라서 더 조심하셔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걸리는 대목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를 가장 오래 붙잡은 건 200억 달러 주식 매각이에요. 1년 전 이 회사 주가는 331달러였어요. 그때 같은 200억 달러를 모으려면 6,000만 주 남짓이면 됐을 텐데, 150달러 언저리에서는 두 배가 넘는 주식이 필요했어요. 자본 조달 타이밍이 최악이었던 셈입니다. 물론 작년 9월에 그만한 돈이 필요할 줄 몰랐을 수도 있어요. 다만 “왜 그때 미리 조달하지 않았나”라는 질문은 남아요.

두 번째로 걸린 건 애널리스트 목표가 표를 직접 만들어 보면서 느낀 온도차예요. 평균은 241달러인데 최근 하향 조정만 넉 주 사이 네 건이고, 가장 낮은 목표가는 110달러예요. 최고 400달러와 최저 110달러가 같은 회사를 두고 나온 숫자라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이 정도 분산은 “아무도 확신이 없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그래서 저도 확신도를 High가 아닌 Medium으로 뒀어요. 계약 잔고 6,640억 달러가 현금으로 바뀌는 걸 실제로 한두 분기 확인하기 전까지는, 저도 반쯤만 믿기로 했습니다.

오라클(ORCL) 투자의견 결론

제 의견은 Hold이고 확신도는 Medium입니다. 12개월 기본 목표주가는 158달러(약 211,404원), 기대수익률은 +3.0%입니다.

제가 Hold로 본 이유를 세 갈래로 말씀드릴게요. 첫째, 밸류에이션 신호는 분명히 우호적이에요. 선행 17.6배는 제가 잡은 적정 20배보다 11.9% 싸고, 동종 업계 중앙값 21.1배보다도 낮아요. 둘째, 손익계산서상 펀더멘털도 개선 중이에요. 매출 30% 성장에 영업이익률이 6%포인트 올랐으니 이건 부인할 수 없습니다. 셋째, 그런데 현금 쪽이 이 두 가지를 상쇄합니다. 잉여현금흐름 마이너스, 차입금 1,253억 달러, 주식 3.1% 희석, 신용등급 BBB-까지 놓고 보면 기대수익률이 +3% 수준으로 눌려요. Buy로 올리려면 기대수익률이 최소 +12%는 나와야 하는데, 거기까지 가지 못했습니다.

월가 평균 의견은 Buy이고 목표가도 241달러로 훨씬 높습니다. 제가 다르게 본 지점은 회계상 이익과 실제 현금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예요. 월가는 계약 잔고가 매출로, 매출이 현금으로 순조롭게 이어진다고 보고 밸류에이션을 매기는 것 같아요. 저는 그 경로에 최소 2년의 시간과 950억 달러의 추가 투자가 끼어 있다고 보고, 그만큼 할인했습니다.

이미 보유하고 계신 분이라면 지금 서둘러 던질 이유는 크지 않다고 봐요. 신규로 들어가려는 분이라면 두 가지 중 하나를 확인하고 움직이시는 걸 권하고 싶어요. 하나는 분기 잉여현금흐름이 적자 폭을 줄이기 시작하는 신호이고, 다른 하나는 대형 고객의 자금 조달이 안정적으로 마무리되는 뉴스예요. 둘 중 하나라도 확인되면 제 약세 시나리오의 확률이 눈에 띄게 낮아지고, 그때는 목표주가도 위로 조정할 생각이에요.

배당은 분기당 0.50달러(약 669원)로 유지됐어요. 10월 9일 기준 주주에게 10월 23일 지급하고요. 연 환산 배당수익률은 1.3% 수준이라 배당만 보고 들어갈 종목은 아닙니다. 분기 배당으로만 15억 6,500만 달러가 나가는데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라는 점, 이것도 머릿속 한편에 두시면 좋겠어요.

자주 묻는 질문

오라클(ORCL) 목표주가는 얼마로 보세요?

제 12개월 기본 목표주가는 158달러(약 211,404원)이고 투자의견은 Hold입니다. 강세 시나리오는 208달러, 약세 시나리오는 115달러로 잡았습니다. 월가 42명 평균은 241.43달러로 저보다 훨씬 높은데, 최근 넉 주 사이 목표가를 내린 곳이 네 곳 나왔다는 점도 같이 보시면 좋겠어요.

실적이 이렇게 좋은데 주가는 왜 1년 새 반토막이 났나요?

시장이 보는 건 매출이 아니라 그 매출을 만드는 비용이에요. 오라클은 회계연도 2027년에 설비투자를 최대 950억 달러까지 늘릴 계획이고, 그 돈을 빚과 신주 발행으로 대고 있어요. 신용등급이 BBB-로 내려가고 잉여현금흐름이 계속 마이너스라, 성장의 값이 너무 비싸다는 쪽으로 심리가 기운 겁니다.

계약 잔고 6,640억 달러면 그만큼 매출이 확정된 건가요?

계약은 맺었지만 아직 매출로 잡히지 않은 금액이라, 확정된 현금과는 다르게 보셔야 해요. 오라클이 약속한 데이터센터 용량을 실제로 지어서 넘겨야 매출이 되고, 고객이 그 대금을 낼 능력도 유지해야 해요. 규모가 연매출의 10배에 가까운 만큼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오라클이 빚 때문에 위험해질 가능성도 있나요?

당장 유동성 문제가 생길 상황은 아닙니다. 현금성 자산이 363억 6,900만 달러(약 48.7조 원) 있고, 본업인 소프트웨어 지원 사업이 꾸준히 현금을 만들어 주거든요. 다만 신용등급이 투기등급 바로 위인 BBB-이고 분기 이자비용이 1년 만에 55% 늘었다는 점은 조심하셔야 해요. 등급이 한 칸 더 내려가면 조달 비용이 눈에 띄게 올라갑니다.

참고 자료


작성 과정에서 AI 리서치 도구를 썼고, 발행 전에 제가 숫자와 논리를 하나씩 다시 확인했어요. 주가·환율·실적 추정치는 2026년 9월 11일 작성 시점 기준이라 이후 달라질 수 있습니다. 투자 권유가 아닌 정보 제공 목적의 글이며, 최종 판단과 그 결과는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는 점 기억해 주세요.